[미디어펜=김연지 기자]완성차 제조업체의 전동화 전환 추세에 따라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전기차의 중고 거래는 1000배 이상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보조금 보다 운행상의 인센티브 정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수는 16만4000대로 전년 대비 63.8% 늘었다. 이로써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누적 39만 대로 전년 대비 68.4%(15만8000대)가 증가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비중은 각각 74.1%, 25.9%였다.
최근 10년 사이 국내 전기차 보급이 확산하면서 전기차 중고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기차 중고 거래 대수는 전체 중고차 거래 대수는 1만7117대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3년 16대와 비교하면 10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전기 SUV가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전기 SUV 중고 거래 대수는 전체의 40.1%에 해당하는 6856대로 집계됐다. 해치백 모델이 5696대(33.3%), 세단이 3284대로 19.2%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2032대)이 가장 많이 거래됐고, △쉐보레 볼트 EV(1519대) △현대차 아이오닉5(1205대) △르노코리아 트위지(1037대) △기아 EV6(947대) 순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아 EV 데이(KIA EV Day)'에 전시된 EV6 GT, 콘셉트 EV5, 콘셉트 EV9./사진=기아
다만 전문가는 아직 전기차 보급의 속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작년 신차 판매의 5.8%가 전기차였는데 2032년까지 신차의 67%, 즉 3대 중 2대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공격적인 선언을 했다"며 "그에 비하면 우리는 전기차 보급이 아직 좀 느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선진국들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굉장히 악조건이다. 좁은 공용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입할 때 충전 인프라가 아직 불편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운행상의 인센티브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평가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면 중고차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선순환 효과가 생길 것"이라면서 "전기차 보조금보다도 운행상의 인센티브를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가 전기차 활성화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