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액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으로 탈당한 가운데 게임업계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80만 개에 달하는 위믹스(WEMIX) 코인을 지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약 60억 원 규모로, 당시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가 보유한 양보다 많았다.
김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공동발의한 것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P2E 규제 완화가 업계의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넷마블의 '마브렉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자테라·보물을 비롯한 가상화폐도 거래했으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게임학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위믹스와 P2E 게임에 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공동체를 해체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성토한 바 있다. 국민의힘·정의당과 민주당 일부에서도 전수조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선을 그었고, 장 대표도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P2E(Play to Earn) 게임은 일명 '쌀먹(인게임 화폐 또는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번다)'으로 불리는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아이템이나 캐릭터로 만든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2018년 위메이드커넥트(전 플레로게임즈)의 '유나의 옷장'을 필두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으나, 합법적인 등급분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학회는 "코인은 발행과 유통을 게임사가 자유로이 할 수 있고, 그 과정이 법적 테두리 밖에서 이뤄지는 탓에 감시·제어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위믹스라는 코인 매매를 넘어 코인-P2E 게임-확률형아이템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숨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P2E 게임 허용은 위믹스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고, 이는 위믹스 보유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지금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한 사람에 대한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회는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라며 "지난해 위믹스가 2만8000원을 넘어 폭등할 때 10만~20만 원을 넘을 것이라는 호언장담도 많았다는 점에서 국회 관련자가 위믹스를 보유했다면 '위믹스 이익공동체'에 가담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산업과 정치권의 연결은 앞서 전병헌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이 홈쇼핑 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는 등 이전에도 지적된 바가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으로, 비서관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된 바 있다. 당시 수사를 책임졌던 인사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3차장을 맡았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대법원 상고심에서 최종적으로 전 전 정무수석의 유죄가 확정됐다.
이러한 논란과 최근 P2E 게임을 허용해야 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요구를 볼 때 이익공동체가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