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최근 국내에 상륙한 테슬라 모델Y 중국 생산품이 국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배터리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주문을 받고 있는 일명 '중국산 테슬라'로 불리는 모델 Y 후륜구동(RWD)는 주문 일주일 만에 2만2000대 이상의 선주문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예상을 뛰어넘는 국내 소비자 반응에 차량 인도 시기가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는 이번 선주문으로 올해 8~9월 차량 인도가 진행될 것으로 안내됐지만 주문량이 많아 최장 6개월까지 대기 기간이 늘어났다. 테슬라코리아는 현재 모델 Y RWD의 예상 인도 시기를 3~6개월 후로 안내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Y가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연 저렴한 가격에 있다. 이번에 국내 출시되는 모델 Y RWD는 전량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요건인 차량 가격 5700만 원 이하 규정을 맞춰 차량 가격을 5699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조금 규정에 단 1만원 차이로 차량 가격을 맞춘 셈이다.
지난 14일부터 선주문에 들어간 테슬라 모델 Y 후륜구동(RWD).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또한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을 크게 낮췄다.
테슬라는 작년 한 때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 모델 Y 퍼포먼스 제품을 1억 원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보조금과 추천 할인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4000만 원 후반대도 넘볼 수 있다.
아직 구매보조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100%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인천광역시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보조금 1030만 원이 적용돼 차량을 4669만 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2WD 기준)보다 300만~400만 원 비싼 수준으로,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산 모델 Y의 가격이 크게 낮아진 근본 원인은 LFP배터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저가형 LFP로 대체하면서 가격과 동시에 성능 저하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미국산 모델 Y 사륜구동모델과 비교했을 때 배터리 차이는 수치로 나타난다.
20인치 휠 기준 미국산은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복합 349km이며 저온 시 279km다. 중국산은 복합 주행가능거리가 350km지만 저온에 약한 LFP 배터리 특성 상 저온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277km로 줄어든다.
우리나라는 겨울은 물론이고 봄과 가을에도 쌀쌀한 날이 많아 LFP배터리의 주행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차량 내 히터를 틀 경우 주행거리는 한층 더 줄어든다. 그 만큼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르는 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아이오닉 5, EV6 등은 저온 운행 효율이 90%를 넘지만 테슬라 모델 Y 사륜구동 롱레인지 모델은 80% 초중반대에 불과하다.
무게도 더 무겁다. 미국산은 공차중량이 1775kg인 반면 중국산은 1910kg로 135kg 더 나간다.
보조금 100%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전기차 가격, 주행거리, 전비, 충전 인프라 보급 노력 등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모델 Y RWD가 LFP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주행거리, 인프라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부 역시 보조금 책정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브랜드에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들 관심이 커졌다"면서도 "차량 구매자들이 출력이 낮은 LFP배터리를 체감한 후에야 진정한 의미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