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저비용항공사(LCC)는 여름휴가와 황금연휴 기간동안 여행수요가 폭발한 덕분에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한 유가 불안 상황과 항공사 간 경쟁 심화는 우려가 되는 요소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흑자기조 유지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4368억 원으로 전년 동기(1937억 원) 대비 12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4억 원으로 전년 동기(-606억 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액 1조2289억 원, 영업이익 1383억 원, 당기순이익 952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제주항공은 선제적인 재운항과 신규 취항을 통한 노선 다변화로 펜트업(pent-up, 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를 흡수한 점을 최대 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3분기 제주항공의 여객기 보유대수는 38대로 전년동기 37대대비 보유대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국제선 노선수는 지난해 3분기 26개에서 올해 3분기 55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시장 상황에 맞춰 수요가 높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재운항과 증편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여행 수요를 흡수했다. 또 중화권 노선 회복 시기에 맞춰 7월 제주~마카오, 8월 제주~베이징 노선에 신규 취항한데 이어 9월 인천~홍콩·마카오 노선에 재운항을 시작하는 등 선제적인 노선 전략을 통해 수요 확보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2305억 원과 영업이익 433억 원, 당기순이익 1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1177억 원) 대비 95.8%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 전환했다.
에어부산은 올해 들어 호조세를 보여왔던 여객 수요 회복 추세가 3분기 성수기 시즌을 맞아 탄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기존 에어부산의 주력 노선인 일본 노선이 꾸준히 호실적을 거두며 이를 견인했고, 중화 노선과 동남아 노선이 안정적인 뒷받침을 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 영업 흑자를 내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3225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 당기순이익 21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745억 원) 대비 8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작년 동기(-174억 원), 2019년 3분기(-131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9340억 원, 영업이익 1353억 원, 당기순이익 918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3684억 원) 대비 154% 늘었다.
진에어는 늘어난 해외여행 수요, 신규 노선 취항 및 기존 노선 증편을 통한 공급 증대 등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또 고유가·고환율 등 부정적 외부 요인에도 운영 효율성을 높인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고 봤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들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LCC들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면서도 다소 눈높이를 낮추는 모양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이스라엘 전쟁 등 외적 변수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유가와 항공사 간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겨울 여행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출 면에서는 여전히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고유가 반영 등 부정적 측면도 있어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동남아 노선 실적 개선 및 일본 노선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유가 불안, 항공사 간 경쟁 심화는 4분기 실적의 불안 요소"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