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내 건설기계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업계의 중국 판매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올해도 탈중국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중동·신흥국가 위주로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14일 중국 건설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8만9980대로 전년 대비 40.8% 감소했다. 굴삭기는 대표적인 건설기계 장비로 판매량을 통해 건설기계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80톤 대형 굴착기./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중국 내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은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건설기계 역시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건설기계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의 중국 판매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중국 매출은 13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7%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도 지난해 3분기까지 22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 급감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2020년 이전까지 중국은 건설기계 판매량이 많은 지역으로 꼽혔지만 이후로는 판매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다른 지역으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올해도 건설기계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업체들도 중국 판매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대신 탈중국화 전략을 이어가면서 북미,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공장 건설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판매가 늘어났는데 올해 역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발생하고 있어 건설기계 역시 주문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2030년 완공 예정인 네옴시티의 경우 6000대 이상의 건설장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가인 인도와 브라질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인도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로 인해 판매량이 견조한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에서도 신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투자가 재개되면서 건설기계 판매량도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올해도 판매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살아날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기대가 크지는 않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꾸준히 낮춰왔기 때문에 올해도 다른 지역에서 판매량을 늘리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