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300인을 뽑는 4‧10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쟁점이 있지만 약 1400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개미)들의 표심은 각 정당이 내놓은 증시 관련 정책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권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던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제22대 국회의원 300인을 뽑는 4‧10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미들의 표심은 각 정당이 내놓은 증시 관련 정책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4일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미관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여러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정치 관련 여러 쟁점으로 선거 양상이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하지만, 알고 보면 여야는 증시 관련 정책으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이슈가 금투세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과 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수익이 5000만원을 넘겼을 경우 20%, 3억원을 초과할 경우 25%로 세금을 일괄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세제로 원래는 작년 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 결국 여야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까지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 합의에는 전제가 있었는데, 제도 도입을 2년 유예하는 대신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일종의 ‘딜’이었다. 단, 현 정부는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해 이 기준을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금투세 관련 쟁점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야당은 당초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금투세의 운명도 엇갈리는 셈이다.
약 1400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금투세 도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설령 자신이 금투세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과세대상이 되는 소수의 ‘큰손’이 증시를 이탈할 만한 요인으로는 충분히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투자자들이다.
반면 야당 측은 과거 여야가 합의한 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당론으로 총선 정국이 맞이했다. 대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을 크게 강화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연간 납부 한도를 총 1억5000만 원으로 1.5배 늘리는 대신 비과세 한도를 무제한으로 늘린다는 방안이다. 아울러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개인투자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한다는 것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결국 이번 대선은 금투세 쟁점을 중심으로 국내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전망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이길 경우 금투세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 역시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커지면서 한동안 기대감으로 상승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미 증시의 조정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꽤 크게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총선 결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