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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 규제 대신 업그레이드돼 ‘쉼터’로 돌아왔다

2024-08-01 12:00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해 주거, 가상화폐 채굴, 위장전입 등으로 이슈가 됐던 ‘농막’이 상시주거가 가능한 ‘농촌체류형 쉼터’로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농정당국이 규제 대신 보완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촌체류형 쉼터 평면도 및 배치도 예시./사진=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생활인구 확산을 통한 농촌 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는 12월부터 농지에 임시숙소로 활용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를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농촌체류형 쉼터’는 농업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임시숙소 형태의 거주시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해 도입됐다. 실제로 2023년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농업·농촌 국민의식조사 결과, 도시민의 37.2%가 귀농․귀촌을 희망하고, 44.8%가 도시-농촌간 복수거점 생활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5월 농막 관리 기준 강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 발표 이후 농막에서 취침 가능 여부로 논란이 일면서, 농막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체류 시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수렴해 지난 2월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농촌체류형 쉼터’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거주와 안전 기준 등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 회의서 구체적 도입방안 발표에 이르렀다.  

농촌체류형 쉼터는 본인 소유 농지에 농지전용허가 등의 절차 없이, 데크‧주차장‧정화조 등 부속시설을 제외한 연면적 33㎡ 이내로 설치가 가능하며, 내구연한 등을 고려해 최장 1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가설건축물 형태의 쉼터는 비주택으로 분류돼 양도소득세,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재 부과가 면제된다. 다만 취득세 및 재산세는 부과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취득세는 가설건축물인 만큼 연 약 10만원이며, 재산세는 연 2만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농식품부는 쉼터가 사람의 거주를 전제로 하는 만큼 화재와 재난 등에 대비하는 최소한의 안전기준과 주변 영농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일정한 설치 요건도 마련했다. 
 
재난 및 환경 오염 등에 대비하기 위해 ‘방재지구’, ‘붕괴위험지역’,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 ‘엄격한 방류수 수질기준 적용지역’과 재난 안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하는 지역에서는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제한하는 한편, 위급상황 시 소방차‧응급차 등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에 접한 농지에만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허용하고, 쉼터 내 소화기 비치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촌체류형 쉼터 개요./사진=농식품부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기존 농막이 쉼터 설치 입지와 기준에 맞을 경우, 일정기간 내 소유자 신고 등의 절차를 통해 쉼터로 전환을 허용하는 등 사실상 임시숙소로 사용돼 온 농막을 법 테두리 안으로 양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는 별도로 농막은 원래 취지대로 쓰이게 하되, 농막 연면적(20㎡ 이내)과는 별도로 데크와 정화조 설치를 허용하고, 농업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1면에 한해 주차장 설치도 허용하는 등 그간 농막을 사용해 온 농민과 귀농‧귀촌인 등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했다. 

다만 위장전입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행정기관은 일정 시설물에 대한 전입신고가 접수될 경우, 허용 여부를 심사하거나 거부할수 없다고 판시)에 따라 주소 이전을 제한할 방법은 없다”면서 “주소 이전은 정책 의도인 임시거주를 벗어난 것으로 전입신고는 지양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쉼터에 대한 전입신고를 법적으로 막을 순 없지만, 쉼터 설치 취지 및 거주 안전 등을 감안, 소유자가 전입신고를 할 경우 상시거주(30일 이상)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농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는 12월부터 가설건축물 형태의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허용하고, 농지법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쉼터 단지를 조성해 개인에게 임대하는 방식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 주말‧체험영농 활성화를 통한 농촌 생활 인구 확산은 농촌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농촌체류형 쉼터가 도시민 등이 손쉽게 농촌상시 거주의 부담 없이 농촌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거점으로서 향후 농촌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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