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줄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매매가 늘어난 영향인데,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에 나서는 한편 조만간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줄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세에 주요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금리가 연이어 오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p) 인상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대면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상품 금리를 각각 0.2%p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0일부터 대면 주담대(5년 변동) 금리와 비대면 아파트 주담대(5년 변동) 금리를 각각 0.3%p, 0.1%p 올린다. 우리은행이 이번 금리 인상에 나서면 지난달 12일부터 총 5차례 금리를 올리게 된다.
시중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4월 5조원 △5월 6조원 △6월 5조9000억원 △7월 5조5000억원으로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882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집값이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9월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월별 증가폭도 △4월 4조5000억원 △5월 5조7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등 4개월 연속 늘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가 늘어난 것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도 7조원 넘게 불어나며 3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전월 말(708조5723억원) 대비 7조1660억원 늘었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7월 말 559조7501억원으로 한 달 사이 7조5975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현재 진행중인 가계부채 대응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과 함께 단계적인 확대 적용을 DSR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9월 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등 DSR 규제를 점진적으로 내실화하고 확대해 나가겠다”며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서도 증가 속도와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