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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WGBI 편입 호재…내년 3월 '공매도 재개'에 쏠리는 시선

2024-10-14 14:15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한 이후 시장의 시선은 국내 증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채권시장 다음으로 주식시장 역시 선진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Developed Market) 지수 편입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이번 WGBI 편입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관측이 나올 만하지만, 작년 11월부터 시행 중인 공매도 금지조치가 걸림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내년 3월 30일 이후 공매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지만 약속대로 공매도가 재개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관점이 엇갈린다.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한 이후 시장의 시선은 국내 증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WGBI 편입에 성공하는 '서프라이즈' 성과를 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에 오른 뒤로부터 네 번 만의 성과다. 세계국채지수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 등과 함께 3대 채권지수로 손꼽힌다.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이번에 편입이 '결정'된 것으로, 약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실제 지수 반영 시점은 내년 11월이다. 기존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자금 이동이 서서히 일어날 순 있지만, 어쨌든 대형 호재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국고채 시장의 숙원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검토 결과 한국의 시장접근성 수준이 1단계에서 2단계(편입)로 재분류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연 2회 정도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다. 지금까지 한국은 시장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내년 11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주식시장 선진지수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다. MSCI의 추종 자금은 약 16조 달러(한화 2경1600조원)로 추정된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WGBI에 편입된 만큼 MSCI 선진국 지수 역시 조금은 낙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로 우리가 이번에 통과한 WGBI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관문'으로 통한다. 단, 한국은 지난 2008년 선진국으로 승격 가능한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등재되기도 했으나 2014년부터는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다. 올해도 관찰대상국에 들지 못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에나 가능하긴 하다. 관찰대상국 자격을 다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MSCI 지수는 선진국 지수와 신흥국 지수 등으로 나누는데, 한국은 지난 1992년부터 신흥국 지수에 속해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2000억달러로 세계 11위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MSCI 측은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영문 공시 활성화 등 정성적 평가를 복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정성평가의 요소 중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커다란 산 하나가 남아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행 중인 공매도 금지다. 현재 금융당국은 내년 3월 30일 이후부터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이 역시 기존 계획이었던 '올해 6월 말 재개'에서 늦어진 것이라 이번에도 추가 연장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논란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과연 계획대로 공매도를 내년 봄에 재개시킬 수 있을지 관측이 엇갈린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길어질수록 선진지수 편입은 계속 더 힘들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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