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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가 각종 사업부·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면서도 KCGI 등 3자 연합과의 지분 싸움에도 힘 쓰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서소문 대한항공빌딩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기내식·기내 면세품 사업부는 한앤컴퍼니가 신설할 법인에 넘어가게 된다. 거래 종결까지는 2~3개월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기내식·기내 면세품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수준 확보 차원에서 해당 법인의 지분 20%를 갖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선 해당 사업부의 전체 가치는 9906억원으로 측정된 게 맞다"면서도 "당사는 보유하게 될 신설 법인 지분 20%에 해당하는 금액은 제외하고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술적으로는 당사가 9906억원에 0.8을 곱한 7924억8000만원을 받아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최종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키로 했다"고 부연했다.
우선 재매입권이 주어지느냐는 질문에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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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산마리나 전경./사진=연합뉴스 |
왕산레저개발 매각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회사는 2011년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인근 요트 계류장 '왕산마리나'를 조성하기 위해 자본금 60억원을 들여 만든 레저 전문 회사다.
하지만 이곳은 개장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해 대한항공의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실제 △2012년 1082만원 △2014년 4억9810만원 △2016년 12억7775만원 △2018년 22억9434만원 등 적자 폭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매수 희망자도, 거래 가격도 알려주기 어려우나 거래가 진척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올해 안으로 완료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최대 7000억원으로 평가되는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입찰의 경우 서울시와의 마찰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 건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만큼 당국의 결정을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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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1조1269억원과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발 구제금융 1조2000억원 등 현금 확보에 성공했다. 기내식·기내 면세품 사업부 매각 대금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대한항공이 손에 쥐게 된 현금은 3조1193억8000만원이다.
그러나 연내 갚아야 할 회사채 2600억원과 영구채 2700억원 등 연내 금융기관 등에 상환해야 할 돈이 8000억원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순수하게 갚아야 할 액수만 그 정도"라며 "항공기 리스료·직원 월급 등 각종 회사 운영자금까지 포함하면 4조~5조원 가량이 필요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같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 경영 정상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에도 적극 나서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형국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400억원을 대출받아 상속세를 내기 위함이 아니냐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의 경영권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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